쌍둥이자리 키워드
온종일 재잘대고도 할 말이 남았다는 라디오 DJ자, 한 우물을 파지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대는 봄날의 나비다.
이 모든 특성을 뭉뚱그리면 대략 네 음절의 단어가 완성된다. 경.박.단.소!
쌍둥이자리는 살랑대는 걸음으로, 그때그때 호기심을 좇아, 변덕스럽게 세상을 종종걸음 친다.
마치 온갖 세상사를 모조리 가벼운 웃음으로 희롱하는 스탠드업 개그맨 같다.
웃고 싶을 때는 그를 찾아라. 하지만 함께 울어줄 수 있는 타입은 아니다.
사실, 언어 영역에서 그를 대적할 별자리는 거의 없다(처녀자리가 논리력에서 살짝 앞서지만, 결국 쌍둥이자리의 재치에 ‘발린다’).
그래서 말로 하는 일이라면, 천 냥 빚을 갚는 것에서부터 대동강 물을 팔아먹는것까지 못할 게 없다.
그까짓 연애쯤이야 두말하면 숨차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들었다 놓고, 웃겼다 울린다.
연애에 굶주리는 일은 쌍둥이자리 일생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연애 하나로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부족해 한눈을 팔게 된다는 거다.
교양과 상식을 믹스매치하고 거기에 재치를 토핑하여, 그는 염통이 졸깃졸깃한 유머를 생산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연애의 정글에서 재담은 식스팩보다 위력적이다.
콧대 높은 얼음공주들이 속수무책으로 넘어가는 판국에 평범한 갑녀을녀들의 사정은 보나마나다.
게다가 그는 마무리까지 깔끔한 ‘내추럴 본 선수’다.
끈적이지 않는 여름철의 향수처럼, 그는 금세 날아가 버린다.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
옆구리 쿡쿡 찌르며 유혹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입 싹 씻고 모른 척이다. 당연히 남자들은 정신 못 차리고,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허둥댄다.
애인 없다는 그녀 말에 넘어가지 마라. 어장관리 중인 붕어만 한 두름이다.
그녀의 사랑은 경솔하게 타올라, 급속하게 휘발된다.
키스를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는 앙큼한 ‘베드 걸’을 상대하려면 최소한 ‘쏘쿨’해지는 예방주사를 접종해야 한다.
*출처는 M25. 정리는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