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자리 키워드
바다가 달 에너지에 이끌려 밀물과 썰물을 만드는 것처럼, 게자리의 영혼은 달이 차고 기우는 대로 출렁거린다.
달이 차오르면서 감정이 풍부해지며, 달이 기울면 여유를 잃고 까칠해진다. 그러니 부탁을 하려면 보름달이 뜨는 날로 잡아라.
히스테리컬한 불면증으로 몰아넣으려면 초생달이 뜨는 날 가볍게 신경을 긁어주면 된다.
이런 특징은, 특히 게자리 남자에게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다. 그는 ‘월경’하는 남자다. 물론 정신적인 차원에서.
가장 모성적인 행성에서 온, 가까스로 존재하는 남성이라는 점이다.
그는 거의 여성에 가까운 남자다. 그는 여성처럼 정서적이며, 여성처럼 수줍고, 여성처럼 사려가 깊으며, 여성처럼 희생적이다.
까다로움에 관한 한 그는 거의 ‘월경하는 남자’다. 엄마를 비롯한 여성들과의 운명적인 연결고리도 백 년 묵은 육포처럼 공고하다.
아니나 다를까, 게자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별명은 ‘마마보이’다.
사랑을 향해 직선 달리기를 하지 못하고, 수줍음과 자신감 결핍으로 한없이 머뭇거리며 옆으로만 다가오는, 이 테스토스테론 부족증의 남자.
로테의 리본을 죽을 때까지 간직한 ‘젊은 베르테르’ 같고, 다림의 사랑 앞에 두 눈을 질끈 감던 <8월의 크리스마스>의 정원 같다.
또, 그녀에게 우산을 씌워주느라 어깨의 절반이 젖어버린 어느 날의 당신 같기도 하다.
그의 ‘작은’ 고백은 고막이 쩌렁쩌렁한 웅변보다 훨씬 위력적이다.
‘예스’도 ‘예스’가 아니고, ‘노’도 ‘노’가 아니다.
그녀의 알쏭달쏭한 감정을 이해하려면 디지털을 버리고 아날로그가 되어야 하며, ‘카오스 이론’과 ‘퍼지 이론’까지 접수해야 한다.
실제로 북경 나비의 날갯짓 때문에 그녀는 데이트를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가 버릴 지 모른다.
그럼 이 대략 난감한 여자를 어떻게 하냐고? 그냥 소신껏 밀어붙이면 된다. 어차피 카오스의 세계에선 모든 게 정답이거든.
*출처는 M25. 정리는 내가.